유메쿠로 카드스/큐이

[꿈의 시작] 큐이 1~5화

ozyo 2022. 4. 1. 00:32

[꿈의 시작] 큐이

제1화 주방의 에이스

 

 

애식의 나라 · 딜레탕트
에두아르 성 · 주방

 


 큐이

테린에 소스 뿌렸나요?
앗. 그건 더 노릇하게 구워주세요.


 요리사 1

네, 네!

미식 길드·가스트로노미가 맡고 있는
일류 레스토랑, 무도회ー

이곳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만드는 주방은, 언제나 전쟁터다.



 주인공

(가스트로노미의 길드 키퍼가 된 지 꽤 됐는데ー)

(바쁜 건, 몇 번을 겪어도 힘들어…!)


 큐이

송아지 토마토 파르시는…
응, 이제 괜찮아. 가져가세요.


 웨이터

알겠습니다!


 요리사 2

큐이 씨의 지시는 정확해서 좋아


 요리사 3

맞아 맞아. 나, 나름 경험이 많지만,
저렇게 신중한 셰프는 처음이야. 젊은데도 대단하지.


 주인공

(확실히, 큐이는 언제나 주변 상황을 잘 살피는 것 같아)

(이렇게 바빠도 돌아가는 건,
큐이의 보조 덕이 크겠지)


 요리사 2

다음 만찬 코스 메뉴,
큐이 씨에게 일임하셨다는 것도 납득이 가.


 요리사 3

그래.
게다가 이번에는 오스카 님의 확인도 없다지?


 요리사 2

그만큼 큐이 씨를 신뢰하고 있다, 라는 거지…!


 주인공

(… 대단해.
읽었던 과거 자료만 보면, 처음 있는 일인 것 같은데)

 

요리사들이 손을 움직이며 나누는 잡담을 들으며,
완성이 된 음식을 옮기려 손을 뻗자ー



 큐이

아, 그걸 나르는 건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허브가 약간 틀어져서ー 응, 옷케

이제 옮겨줄래요ー 어, 어라?
엠마!?

 

고개를 든 큐이는,
이제야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



 큐이

왜 네가 ー 아아, 그렇지
도움을 받기로 했었던가.

길드 키퍼 업무도 바쁠 텐데, 손을 빌려서 미안해.


 주인공

으응, 신경 쓰지 마.
일손이 모자라면 돕는 것도 업무니까


 큐이

고마워, 든든하네.
그래서… 오늘 홀은 어때?


1. 손님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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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손님들로 가득 찼어.

무도회는 언제나 성황이라, 열심히 하는 보람이 있네!

 

 

 큐이

 

후후, 그렇구나. 네가 즐겁게 일한다니 다행이야.

 

그래도, 피곤하면 제대로 쉬어야 해?

네가 하는 일은 웨이터 업무뿐만이 아니니까

 

 

 주인공

 

응, 고마워


2.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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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완전 괜찮아. 문제없어

 

 

 큐이

 

그래, 그럼 다행이네.

ー앗, 잠깐만

 

머리가 조금 흐트러졌어… 응, 이제 됐어

 

 

 주인공

 

미, 미안. 고마워


 주인공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큐이

잘 다녀와

 

큐이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나를 향해 살짝 손을 흔들었다.



 큐이

(큐이와 잠깐 얘기 나눈 것만으로,
신기하게 왠지 힘이 솟는 것 같아…)

(좋아. 접객, 힘내자!)

 

나는 이제 막 완성된 음식을 받아 들고,
배식을 위해 홀로 돌아갔다

 



제2화 어느 아침의 형제

 

애식의 나라 · 딜레탕트
에두아르 성 · 로비

 


 릿슈

큐이 형.
오르되브르에는 뭘 준비할 생각인가요?


 큐이

영계 갈랑틴으로 할까 해.
소스를 생각하면, 식전주는 가볍게 마시는 게 좋으려나.
(갈랑틴; 닭이나 오리로.. 만든 요리)

 릿슈

아아, 과연. 그렇다면 큐이 형 말대로,
과일 향이 나는 것이 어울리겠네요.

 

 

무도회를 돕기 시작하고 며칠 뒤ー

나는, 큐이와 가스트로노미의 소믈리에인
릿슈 씨가 실시한 미팅에 참여하고 있었다.



 릿슈

다른 정해진 메뉴가 있습니까?


 큐이

그럭저럭.
그런데, 수프는 아직 좀 고민이야…


 주인공

그럼,
실제로 누군가의 반응을 보는 건 어때?

예를 들어,
무도회에서 한번 같은 메뉴를 내본다던가…


 큐이

무도회에서…? 그렇네, 좋은 방법일지도.
그럼 바로, 식재료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쿠헨

흐아암…


 릿슈

쿠헨 형, 또 외박입니까.
이렇게 향수 냄새를 풍기다니…


 큐이

자자,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잖아.


 쿠헨

큐이 말이 맞아. 일일이 신경 쓰지 마.
그래서? 너네는, 꼭두새벽부터 뭐 하는 거야?


 큐이

이번 만찬에서 내놓을 와인을 어떻게 할지,
그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어.


 쿠헨

아아, 네 메뉴 생각하는 거였어?
오스카의 체크 없이


 큐이

응. 뭐 그렇지…


 쿠헨

디저트는 어떻게 하면 돼?


 큐이

형은 늘 그렇듯, 마음대로 만들어도 돼.
메뉴 정하면 알려줄래?


 쿠헨

알았어ー
응? 뭔가 맛있을 것 같은 게 있군.


 큐이

아아, 이거? 카나페야.
미팅 중에 먹을 간식으로 만들었어.

 


보자마자, 쿠헨은 카나페를 하나 집어, 입에 넣는다.



 쿠헨

…… 오, 엄청 맛있네. 하나 더.


 큐이

마음껏 드세요

 

접시 위의 다른 종류의 카나페를 집어 들고,
쿠헨은 만족스러운 듯 떠나갔다.



 릿슈

정말이지 쿠헨 형은…
저도 이만 가볼게요. 나머지는 협의한 대로


 큐이

고마워, 잘 부탁해


1. 카나페, 나도 먹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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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있지, 이 카나페. 나도 먹어도 돼?

 

 

 큐이

 

물론이지! 먹고 싶은 만큼 먹어.

남기면 아까우니까.

 

 

 주인공

 

고마워, 잘 먹겠습니다.

 

… 으응!? 엄청 맛있어!

 

 

 큐이

 

아하하. 그 정도로?

 

 

 주인공

 

응, 그 정도야.


2. 이제 많이 바빠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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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이제 바빠지겠네.

 

 

 큐이

 

평소와 다름없어,라고 말하고 싶지만…

역시 긴장감이 다르네.

 

아주 조금의 실수가 어떻게 영향을 줄지 모르니,

다른 때보다 더 정신을 차려야지

 

오스카 씨의 체크가 없어서, 책임이 막중하니까.

 

 

 주인공

 

응… 있는 힘껏 도와줄게

 

 

큐이와 얼굴을 마주하며, 다시 한번
만찬회에 대한 의욕이 솟는다.



  주인공

다음 무도회에 메뉴를 내려면,
오늘 안에 필요한 걸 발주해야겠네.

식재료 준비는… 큐이가 할래?
신선도 체크나 직접 확인하고 싶은 부분도 있을 테니까


  큐이

음, 그러네. 그럴까.


 주인공

그럼 조미료 같은 건 내가 맡을게.
혹시 특별히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줘.


 큐이

응, 알았어
랄까ー 왠지 네가 더 긴장하는 것 같은데?


 주인공

아하하… 너무 기합이 들어갔나?
큐이 요리의 경사스러운 무대니까, 성공해야 한다는 맘에.


 큐이

후후, 그 마음, 기쁘네. 고마워


 주인공

아… 디저트도 시작했을 테니,
쿠헨한테도 살 게 있는지 물어봐야겠네.


 큐이

형의 일이니까, 메뉴 정하는 것도 빠를 것 같아.

… 어떤 메뉴를 내놓을지 기대된다.
나도 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주인공

『마음대로 만들어』라니 놀랐어.
큐이는 쿠헨을 신뢰하는구나.


 큐이

… 물론이지!
형의 초콜릿은 최고니까

큐이가 활짝 웃었다.

ー그런데 왠지, 그 표정은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았다.



제3화 전날 밤의 핫 밀크

 

애식의 나라 · 딜레탕트
에두아르 성 · 주방

 


만찬회의 리허설을 하기로 한 무도회를 하루 앞둔 밤ー


 요리사

큐이 씨!
이쪽 확인 부탁드립니다


 큐이

…으음, 풍미를 높이고 싶으니
조금만 더 화이트 와인을 넣어 주시겠어요?


 요리사

알겠습니다!

 

해가 완전히 진 이 시간에도,
큐이와 요리사들은 최종 확인에 여념이 없었다.

내일 있을 무도회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모두의 마음이
뼈저리게 전해져 왔다.



 큐이

… 응, 완벽해요.
내일도 잘 부탁드릴게요.


 요리사

네!

 

큐이의 칭찬을 받은 요리사가, 눈을 빛낸다.



 주인공

(가르치는 것도 능숙하고, 칭찬도 잘해 ー
모두가 따르는 것도 납득이 가)

(나도 뭔가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 이 향신료도 보충해둬야겠네)

 

사용하는 접시는 광이 나도록 닦고,
부족한 비품을 체크해서 보충해나간다.

평소보다 더 분주했던,
리허설 전날 밤은 깊어만 갔다ー


애식의 나라 · 딜레탕트
에두아르 성 · 복도

 


 주인공

(ー어라? 이미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주방에 불이 켜져 있네. 혹시…)


 큐이

……


 주인공

(역시…)

 


방해가 되지 않게 발길을 돌리려던 그때,
갑자기 큐이가 고개를 들었다.



 큐이

어라? 엠마
꽤 늦게까지 깨어있네.


 주인공

아, 응
이제 막 일이 끝나서,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거든.


 큐이

그래, 수고 많았어.
엠마의 노력은 존경스럽네.


 주인공

아니, 어느 쪽이냐면 그건 내가 할 대사ー


 큐이

자기 전에 뭔가 따뜻한 거라도 좀 마실래?
별 거 아니지만.


1. 제안에 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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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괜찮아? 그럼, 호의를 받아들여볼까

 

 

 큐이

 

물론이지!

 

금방 만들 테니까 기다려줘.

조금 달게 해도 괜찮아?

 

 

 주인공

 

응!


2. 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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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아냐, 방해하면 미안하니까.

 

 

 큐이

 

전혀. 나도 잠깐 한숨 돌리고 싶은 기분이었어

 

그러니ー 어울려주면 기쁠 것 같아

 

 

 주인공

 

… 물론. 큐이가 괜찮다면

 

 

큐이는 미소 지으며, 꺼낸 작은 냄비에 불을 올렸다.
그러자 금세, 포근하고 달콤한 향기가 주변을 감쌌다.

 


 큐이

이제 됐다.
자, 마셔. 뜨거우니까 조심해.


 주인공

고마워! 이건 핫 밀크야?


 큐이

응. 꽃 요정의 나라의 오일을 조금 넣었어.

피로도 풀리고, 조금이지만 미용에도 좋아.
늦게까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위한 거야


 주인공

후후, 그거 고맙네ー 잘 먹겠습니다.

 

받은 머그잔에 입을 대자,
달짝지근한 단맛이 목을 지나갔다.



 주인공

하아, 긴장이 풀리는 맛이야…


 큐이

ー후후


 주인공

왜 그래?


 큐이

왠지, 작은 동물 같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주인공

응? 작은 동물…!?


 큐이

응. 귀여워


 주인공

(이런 걸 쑥스러워하지도 않고 말하는 건,
역시 큐이답다고 해야 할지…)


 큐이

맞아.
오늘 향신료 보충해줘서 고마워.

나중에 꺼내려고 했는데,
알아봐 준 덕분에 살았어.


 주인공

으응, 별거 아니야.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네


 큐이

정말, 넌 주변을 잘 살피는구나.


 주인공

아니, 그건 나보다 큐이가 더ー

 

그런 실없는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큐이는 문득 스스로의 주변을 살폈고ー

가만히,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기색을 띄웠다.

평소의 부드럽던 표정이, 조금 굳어있다.
그의, 내일 무도회에 대한 긴장이 전해져 왔다.



 주인공

ー있지, 큐이.
내일은, 손님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자.


 큐이

……

…응, 그렇네
손님들이, 내 요리를 즐겨줬으면 좋겠어

그걸 잊으면, 안 되지

 

부드러운, 큐이의 음색

하지만 동시에, 그 말에서는
결의에 찬 강한 울림도 느껴졌다.

 



제4화 평소와 다른 미소

애식의 나라 · 딜레탕트
에두아르 성 레스토랑 무도회

 


 큐이

오늘은 내점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만찬회의 리허설을 겸한 무도회는,
큰 실수도 없이 무사히 끝을 맞이하였고ー

나는 큐이와 함께,
돌아가는 손님을 배웅하고 있었다.



 손님 1

오늘 코스도 정말 맛있었어요.
특히, 마지막 디저트가 일품!


 손님 2

맞아요, 그건 그야말로 최고의 맛이었어요.
고마워요, 또 올게요!


 큐이

ー…

감사합니다.
또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주인공

(다들, 쿠헨의 디저트를 극찬하네…
역시 대단하구나)

 

힐끗 큐이를 쳐다보니, 작게 웃어준다.

언뜻 보면,
리허설 성공에 기뻐하는 듯 한 부드러운 미소.

하지만 나는 그 표정에서 어딘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ー


애식의 나라 · 딜레탕트
에두아르 성 주방

 

 

가게를 닫고,
홀과 주방 정리를 마친 뒤의 일.



 요리사 1

… 어라? 큐이 씨는?
마지막 점검 작업이 있었을 텐데ー


 요리사 2

키퍼 씨, 뭐 들은 거 없어?


 주인공

딱히 들은 건 없는데…
제가 찾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먼저 올라가 주세요.

이제 밤도 늦었고,
내일도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야 하죠?

점검 작업은,
저랑 큐이 씨가 해놓을 테니까.


 요리사 1

고마워요. 그럼 우리도 화기만 체크하고,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그러고, 큐이를 찾으러 나섰지만ー
그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주인공

(… 큐이, 어디 간 거지)

(아직 제대로 수고했다는 말도 못 했는데)


 큐이

……

감사합니다.
또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주인공

(그때 큐이의 미소, 조금 달랐지)

(이유는, 아마…)


 주인공


……!

 

익숙한 부드러운 색의 머리가 보이고,
나는 정원에 마련된 벤치 쪽으로 달렸다.



1.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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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큐이! 찾았다

 

 

 큐이

 

엠마…?

찾았다ー니, 무슨 일이야?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주인공

 

볼일도 있는데…

까먹은 말이 있어서

 

 

 큐이

 

까먹은 말?

 

 

 주인공

 

응.

큐이, 무도회ー 수고했어


2. 춥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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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 춥지 않아?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야.

 

 

 큐이

 

ーー!

누군가 했더니, 엠마구나.

 

맞아.

확실히 조금 쌀쌀해지긴 했지만ー

 

아직, 조금만 더 바람을 쐬고 싶어.

 

 

 주인공

 

… 그렇구나.

 

저기, 큐이. 오늘 너무 수고 많았어.


 큐이

엠마야말로.
수고 많았어.

……


 주인공

ー만족스럽지 않아?


 큐이

… 왜 그렇게 생각해?


 주인공

큐이 얼굴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큐이

후후. 날 잘 보고 있네


 주인공

! 아니, 그런 건ー 맞…나?


 큐이

!

 

위화감의 정체는 짐작이 간다.
그건ー

저마다 쿠헨의 디저트를 찬양하던,
무도회의 손님들.


 주인공

나는, 큐이의 노력이 있었기에
리허설이 대성공한 거라고 생각해.

하나하나, 정말 정성껏 생각하고, 요리했어.
큐이의 요리가 있어야 해.


 큐이

……

… 응.
그렇네, 고마워.


 주인공

나도 지금 이상으로 큐이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게.
그러니ー

무슨 일 있으면, 사양 말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든가, 해줬으면 하는 일이라든가.


 큐이

네가, 해줬으면 하는 거?


 주인공


좀 어려운 건 못 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큐이에게 제안을 하니ー

그는, 문득 힘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큐이

그럼.
조그만 더 같이 있어줬으면 좋겠어.

… 내 곁에, 내 옆에

그런 바람은 안 되려나?


 주인공

… 안 되지 않아.


둘이서, 밤하늘에서 조용히 깜박이는 별들을 바라본다.

큐이의 속마음은 몰라도, 지금 이 시간이
그에게 의미 있었으면 좋겠다ー

그렇게 바라며, 말없이 그에게 기대어 있었다

 



제5화 소원이 있는 곳



맑은 밤공기 속에서, 별들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나와 큐이는 말없이

잠시 동안 둘이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큐이

 

……

 

 

 주인공

 

……

 

 

조용한 시간에 몸을 맡기던 중ー

 

갑자기 빛이 가로질렀다.

 

 

 주인공

 

……! 별똥별

 

 

 큐이

 

응, 예뻤어.

별똥별을 본 게 얼마만이지

 

 

 주인공

 

큐이, 소원 빌었어?

 

 

 큐이

 

…… 아니, 안 했어.

 

어렸을 때 딱 한 번 해봤는데, 안 이루어졌거든.

 

그 이후로 별에 소원을 빈 적은 없으려나.

 

그리고… 조금 무서워서 말이야

 

 

 주인공

 

무섭다니?

 

 

 큐이

 

응. 자신의 소원을 누군가에게, 뭔가에 맡기면ー

노력하는 걸 그만둘 것 같아서

 

 

어떤 때든 요리에 열중하며,

언제난 먹는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큐이

 

그런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뜻밖의 말에서는,

절실함이 배어 있었다.

 

 

 주인공

 

큐이는ー

 

1. 자신에게 엄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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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자신에게 엄하구나

 

 

 큐이

 

그런, 가?

별로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는데…

 

 

 주인공

 

으응. 아까 했던 말부터 이미 자신에게 엄한걸.

 

소원을 빌고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달까…

 

나도 자세를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네

 

2. 성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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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성실하네. 엄청

 

 

 큐이

 

후후, 성실한가?

그치만 봐, 지금 너랑 이렇게 땡땡이치고 있는데

 

 

 주인공

 

그렇지 않아

 

언제나 요리에 대해서나 손님에 대해서,

스탭 모두, 거기다 스스로에 대해서까지ー

 

일도 염려도 거르지 않잖아.

큐이를, 난 존경하고 있어

 

 큐이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을 뿐인 걸.

 

물론, 네가 평가해 준다는 건 솔직히 기쁘지만.

 

 

 주인공

 

(정말, 이런 말을 진심으로 하는 게 대단한 것 같아)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했고,

주위의 신뢰도 평가도 있는 큐이

 

그래서 이렇게 탐욕을 잃지 않는 그는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걸까.

 

 

 주인공

 

있지, 큐이.

큐이의 꿈은 뭐야?

 

 

 큐이

 

후후, 뜬금없네.

 

 

 주인공

 

미, 미안

 

 

 큐이

 

미안할 거 없어.

엠마 입장이라면 신경 쓰이겠지.

 

 

 큐이

 

내 꿈, 이라. 꿈은…… 으~음………

 

역시 내 요리로 여러 사람들을 웃는 얼굴로 만드는 걸까.

 

아직까지는ー

그게 이루어질 것 같진 않지만.

 

 

 주인공

 

응…?

 

(무도회 손님들은, 그렇게나 웃고 있었는데ー?)

 

 

그가 말한 꿈은 어쩌면 이미 이루어진 것 같았는데,

무슨 의미인 걸까.

 

내가 그걸 묻는 것보다 빠르게ー

큐이는 한숨을 쉬며, 벤치에서 일어났다.

 

 

 큐이

 

그럼, 조금 싸늘해졌으니 돌아갈까.

점검 작업도 아직 남았으니.

 

 

 주인공

 

…… 응

 

(아마 큐이의 본심은

좀 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아)

 

 

그렇다고는 해도,

그걸 대놓고 추궁할 수도 없고ー

 

그가 속마음을 숨기고 싶다면,

내가 들춰낼 필요는 없다

 

 

 주인공

 

(그게 약한 소리라면, 더더욱.

큐이는 말하려 하지 않겠지)

 

 

하지만… 그 사실에, 나는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오스카

 

뭐냐 너희들. 밖에 있었나?

 

 

 발터

 

… 많이 늦었다.

업무가 끝났으면, 돌아가는 게 좋아.

 

 

성에 들어가자, 마침 외근에서 돌아온 것 같은

오스카 씨와 발터를 만났다.

 

 

 큐이

 

오스카 씨, 그리고 발터도.

수고하셨습니다.

 

 

 오스카

 

아아. 음… 그래, 큐이.

오늘 무도회는 어땠지?

 

 

 오스카

 

3일 후의 만찬회ー

그 리허설을 했을 테지?

 

 

그렇게 물어오는 오스카 씨의 말에,

큐이의 표정이 아주 조금 굳어진다.

 

 

 큐이

 

ー네. 나른대로 개선점은 찾았습니다.

오늘의 경험을 살려 만찬회를 성공시켜 보겠습니다.

 

 

 오스카

 

…… 그럼 됐다. 기대하고 있지.

 

 

 큐이

 

……… 네

 

 

큐이는 작별 인사를 하고, 오스카 씨에게 인사를 했다.

 

밤하늘 아래에서는 몰랐지만,

그의 체온을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식어 있었는지ー

 

그 얼굴빛은, 놀라울 정도로 하얗게 질려 있었다.